사용자 도구

사이트 도구

    - Players

크로니클:이_모든_제멋대로인_아이들
Chronicle Info
이 문서는 공식 연대기(Chronicle)로써, 공식 설정들을 볼 수 있습니다. 크로니클에서 전체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건별 시간 순서는 연표를 참고하세요.
크로니클 내용 안에 원문에 없는 내용을 추가하면 안됩니다! 타 문서로의 링크, 각주는 허용됩니다.

모든 것이 제멋대로인 아이들

All These Wayward Children 176)177)

1455173894a811db7.jpg

Jetek은 잠도 없이 텅 빈 복도를 지나 함선의 별을 향해 걸어갔다.

모든 우주선의 어딘가에는 축하의식부터 명상까지 다양한 목적을 위한 전망대가 있다. 어떤 전망대에는 별을 볼 수 있는 장비를 갖춘 따사로운 대형 홀이 있기도 한다. 작은 함선에서는 창문과 함께 눈앞에 보이는 행성에 대한 인류의 모든 지식을 볼 수 있는 정보영상 스크린이 딸린 작은 방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이 전망대는 중간 쯤 되는 규모였다. 높은 천정의 희미한 불빛에 약한 금빛으로 반짝이는 금속제 의자들이 있는, 출입구가 하나뿐인 둥그런 방이었다. 벽에는 Amarr의 종교적인 아이콘들로 장식되어 있었지만, 대부분은 최근에 걸린 Sarum 가문의 휘장에 부분적으로 가려져 있었다. 금속 의자들 외에도, 중앙과 방 끝부분에는 보랏빛의 부드러운 스웨드같은 재질로 장식된, 작고 등받이가 없는 벤치들이 흩어져 있었다. 방의 맨 끝부분은 투명한 강화탄소유리로 된 둥그런 벽이 자리 잡고 있었으며, 이 단단한 벽 건너편에는 무한하고도 변치 않는 우주가 있었다. 작은 왕국 크기의 광활한 성운들이 시야를 사로잡았다.

방 한가운데의 낮은 벤치들에 앉아 있으면 다시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작아지는 느낌이 든다. 이 복잡한 시절에 있어 Jetek은 때때로 이러한 기분을 갈망하곤 했다. 머릿속에 세차게 흐르는 강물의 용트림을 잦아들게 할 필요가 있을 때 그는 여기로 왔고, 움직이는 세상 속의 이 작은 후미진 공간, 이 작은 금속과 별의 숲은 언제나 그를 달래주곤 했다.

Jetek은 모두들 그러하듯 직접 승무원으로 선발되었다. 초능력자들과 의사들이 그를 진단했고, 그가 그의 충성심을 입증하기 위해 애쓴 적은 없지만 - 그는 정치가가 아닌 선원이었다 - 그들은 문제 삼지 않았다.

이것이 그가 이 배로 Jamyl Sarum 여제를 목적지까지 호송하는 몇 일간의 여행을 책임지게 된 이유였다.

그녀의 수행원들은 함선의 거주 공간 구획에만 머물면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았으며, 승무원들은 이곳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는 있었지만, 수행원들과 뒤섞이는 것은 묘하게도 어려웠다. 모두들 이 함선 내에서 자기의 위치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Jetek이 방에 들어와서 벤치에 앉았을 때에는 - 대부분의 승무원들이 잠자리에 들고 여제의 수행원들은 그들의 구획에 격리되어 있을 것임이 틀림없는 이 시간에는 - 여느 때처럼 텅 비어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때문에 누군가 헛기침을 하자 그는 모골이 송연해졌고, 뒤로 돌아 누군가 방의 어둑한 부분에 서 있는 것을 보고는 두려움이 몰려들어 피부가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누구나 Jamyl Sarum이 누구인지를 그녀가 다시 나타나기 한참 전부터 익히 잘 알고 있었고, 비록 제각각인 소문들이었지만 누구나 그녀가 최근 Minmatar의 침공에서 한 일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녀가 Minmatar의 의도를 분쇄했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었다. 그녀에겐 거의 신화 수준이 된 전설적인 명성이 따라다녔고, 그녀의 모습은 젊은이들의 마음에 매우 세속적인 생각을 심어줄 만큼 대단히 아름다웠다. 그녀는 이 세상 누구보다도 더 여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와 열 걸음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Amarr 제국의 통치자인 Jamyl Sarum 1세 여제폐하가 서 있었다.

그는 울음소리도 아니고 목메어 더듬는 소리도 아닌 어중간한 소리를 냈다.

그녀는 제자리에 서서 그를 주시하다가 천천히 몇 걸음 다가왔다. 그의 후들거리는 다리는 도망치고 싶어 했지만 단지 움찔거리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공황으로 얼어붙은 그의 머릿속 한편에서는 공포가 그를 옴짝달싹못하게 만들어, 무단으로 또는 의도적으로 그녀와 부딪히는 것보다 더 불경한 일임이 분명한, 여제폐하로부터 미친 듯이 도망가지 못하게 한 것을 감사하고 있었다.

“이름이 무엇인가?” 그녀가 물었다. 그는 대답하지 못한 채 멀뚱히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는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녀의 뒤로는 갈색 실크 로브는 또 하나의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었고, 로브의 금색 장식들이 옅은 불빛에 반짝이고 있었다. 어두워서 로브와 구분하기 쉽지 않은 그녀의 길고 짙은 밤색 머리칼이 등 뒤로 폭포처럼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그에게 미소 지었지만, 그에겐 상황 악화일 뿐이었다.

“내 수행원들하고만 말하는 것에 질려버렸다.”

그녀는 따스한 햇볕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숨 막히는 일이지. 다른 사람들과도, 특히 후미진 곳에 있는 외로운 영혼들과도 대화하고 싶구나. 모르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는 법이지.”

그녀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괜찮은 것이냐? 식사 시간의 슬레이버(Slaver)보다도 더 크게 입을 벌리고 있구나.”

마침내 그의 목구멍에서 숨이 토해져 나왔고, 겨우 목소리를 찾았다.

“여제폐하, 송구하옵니다. 방해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용서하여 주소서. 곧 떠나-”

“그대로 있어 주려무나.” Sarum이 말했다. “같이 있어도 좋다. 이 긴 여정 동안 생각하는 것과 혼잣말하는 것 외에는 별로 할 것이 없구나.”

“숨어들 생각은 결코 없었습니다, 여제폐하. 이렇게 가까이해서는 안되-”

“됐다. 전혀 위험할 것 같지 않구나. 네가 오는 소리도 들었다.”

이 방에 들어올 때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음이 분명했기에, 이 말이 Jetek을 놀라게 했지만, 한편으로 안심이 되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Sarum 앞에 잠시 무릎을 꿇었으며, 다시 일어나 창문 쪽으로 걸어가 꽤 거리를 두고 섰다. 하지만 염려스럽게도 그녀는 그에게 다가왔고, 같은 별들을 응시했다.

“신의 위대한 창조물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지?”

“예? 폐하?”

그녀는 다시금 그 멋진 미소를 지었다. “하늘 말이네, Jetek. 그대가 항해하는 바다 말이다.”

그는 더 이상은 얼간이처럼 대답하지 않기를 기대하며 곰곰이 생각했다. 그러나 고작 나온 대답이라고는

“훌륭합니다, 폐하. 지금 생각나는 말이라곤 이것밖에 없나이다.”

“좋은 말이지.” Sarum이 말했다. “하지만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가?”

“어떤 이들은 마찬가지로 훌륭합니다.” Jetek은 혀가 입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악다물며 대답했다.

여제의 관점은 시종장관과는 다를 것이고, 어떤 경우라도 최고위 지도자의 세계관에 반하는 것은 좋지 않은 생각이다.

그녀는 그가 주저하는 것을 알아챈 듯 했다. 그녀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렇지. 어떤 이들은 실로 훌륭하지. 하지만 훌륭하지 않은 사람들은 어떤가?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폐하께서 제일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Jetek은 즉시 대답했다.

그녀는 그의 애매한 대답에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다시 별들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표정은 차갑고 무표정하게 바뀌어 있었다. Jetek은 행성의 그림자 부분을 지나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는 살아서 이 방을 나갈 수 있기를 기원했다.

“이름은 잊었지만 어떤 사람이 있었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줬지만, 그에겐 충분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녀가 말했다. “그는 어느 한 편을 택해야 했다. 어떤 이들은 절망적일 때 이성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더구나. 머릿속의 무엇인가에 맞서기 위해서는 소리치고 불타올라야 하는가보더구나.”

“그래서 어떻게 하셨사옵니까?” Jeket은 자기도 모르게 물었다.

그녀는 그를 차갑게 응시했다.

“대응했지. 때로는 사람들이 스스로 고통 받고 있음을 일깨우려면 그들에게 고통을 주어야 하지. 그들뿐만이 아니라 그들 옆의 모든 이들을 위해, 지옥 같은 불길에서 스스로 멸망해가도록 놔두지 않는 한, 스스로 악한이 되어 구조해야 한다.”

그녀는 별들에게서 멀어져 자리에 앉았다. Jetek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로.

“옳은 일을 행하는 것에 맞는 단어는 아니지만 ‘처벌’이 행해졌다. 그들을 평가해서 관리하고, 사회에서 생산적인 일에 종사하도록 했지. 내가 지금 말하려는 단어가 뭐지, Jetek?”

“모르겠사옵니다. 여제폐하. 저도 진심으로 알 수 있었으면 좋겠사옵니다.”

Jetek은 그 남자를 기억해냈다. 그의 이름은 아마도 Kerrigan Orsha였을 것이다. 그는 공개 의회석상에서 연설 중에 격렬하게 소리치며 Jamyl Sarum을 꾸짖었으며, 자신의 제국에서 이제 막 새로 일어나고자 하는 최고 지도자에게 불경스럽게도 그녀의 이름을 불러댔다. 의회는 혼란 속에 산개됐고 Orsha의 가문에서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그와의 절연을 선포했다. Orsha 경은 재판에 회부되었고, 이단의 죄로 유죄 판결을 받아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여제가 일종의 자비를 베풀었다. 죽음 대신에 그가 외친 말들을 온 몸에 문신으로 새겨 넣도록 한 것이다. 그녀는 그에게 일생 동안 수도사로써 경전을 연구할 것을 제안했고, 그는 감사히 받아들였다. 그의 오랜 공인으로서의 삶은 이 시점에서 끝났다.

여제는 한동안 먼 곳을 응시하더니 이윽고 말했다. “… 축복이지.”

Jetek은 부르르 떨었다.

“나는 그를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고 싶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스스로 조각날 때까지 소리치고 몸부림쳐댔겠지. 그를 불행에서 건져낼 수밖에 없었지.” 그녀는 다시 별을 응시하며 말했다. 그녀의 표정이 다시 부드러워졌는데, 마치 다시 떠오르는 태양 같았다.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느냐?” 그녀는 한층 부드럽게 물었다.

“예, 폐하.” 그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내가 경외롭다고 생각하느냐?” 그녀가 물었다.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가 부드럽게 울려 퍼졌다.

“예, 폐하.” 그는 또 대답했다.

“내가 두려운가?” 같은 질문을 되묻듯이 그녀가 물었다.

“예, 폐하.” 사실 같은 질문인 듯 그가 대답했다.

그들 사이에 적막이 흘렀다. 살아 움직이는 것들이 내는 미세하게 삐걱거리고 틱틱거리는 소리도 없이, 단지 함선의 웅웅대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이렇게나 강력한 것이 이렇게도 조용할 수 있다는 것은 항상 Jetek을 놀랍게 했다.

그녀는 여전히 꿈꾸듯 그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가 먼저 말하기를 기다리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생각에 잠겨있는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감히 그녀를 실망시킬 수 없어 그가 말했다.

“여제폐하의 시대 이전보다 훨씬 자비롭습니다. 사람들은 경외해야 마땅합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어서서 창문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로브가 의자에서 미끄러지며 부드럽게 사각거렸다.

그녀는 별들에게 말하듯 말했다. “그 사람에게는 다섯 아이와 열둘의 손자가 있었지. 지금은 거의 없지만 친구들도 있었다. 그는 유명했지. 존경이란 꺼지지 않고 살아있게 지켜야 하는 작은 불꽃과 같은 것이지.”

함선이 삐걱거리며 조금 선회했다.

그녀는 돌아서서 다시 그를 바라봤는데, 그녀는 마치 태양과도 같이 눈부시도록 위엄이 있었으며, 평화롭고도 온화했고, 날카로우면서도 모든 것을 완전히 빨아들이는듯했다. 마치 세상의 끝이라는 팔에 안기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그의 피부에 경전의 어록들과 함께 그의 아이들과 손자들의 이름을 문신으로 새겼다.”

그녀가 말했을 때, 그녀의 눈에서 불꽃같은 것이 새어나오듯 번쩍이는 것을 보았다고 Jetek은 그의 목숨을 걸고 맹세할 수 있었다.

“그는 그가 누구인지, 우리가 누구인지를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야.”

그녀는 또 다시 침묵했다. 그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새어나왔고, 멍하게 입을 벌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재빨리 닫았다.

“아무에게도 이 만남에 대해 말하지 말거라.” 그녀가 말했다. 전혀 위협하는 투는 아니었으며, 오히려 온화하고 걱정스런 말투였다.

“물론입니다.” 그가 말했다.

“물론이지.” 그녀가 따라했다.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

Jetek은 별들이 차갑고 무심하다고 느꼈으며, 그의 운명은 곧 꺼질 듯 나풀거리는 불꽃같았다.

여제는 같은 별들을 응시했다.

“그들 모두를 그들 스스로에게서 구해야 한다. 그들의 운명을 교화하여 우리의 것으로 감싸 안아야 할 것이야. 아무리 고통스러울지라도 그들을 사랑해야 해.”

그녀는 유리창을 어루만지며 말을 이었다. “이 모든 제멋대로인 아이들을.”

176)
초안 번역 출처 : http://www.joysf.com/4253252
177)
초안 번역자 : 헥사크론
크로니클/이_모든_제멋대로인_아이들.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17/06/29 11:17 (외부 편집)




Copyright ⓒ 2013-2019 Funzinnu All rights reserved. / Documentations under CC Attribution-Noncommercial-Share Alike 4.0 International / Open sources are copyright of their respective owners. EVE Online and the EVE logo are the registered trademarks of CCP hf. All rights are reserved worldwide. All other trademarks are the property of their respective owners. EVE Online, the EVE logo, EVE and all associated logos and designs are the intellectual property of CCP hf. All artwork, screenshots, characters, vehicles, storylines, world facts or other recognizable features of the intellectual property relating to these trademarks are likewise the intellectual property of CCP hf. CCP hf. has granted permission to Funzinnu to use EVE Online and all associated logos and designs for promotional and information purposes on its website but does not endorse, and is not in any way affiliated with, Funzinnu. CCP is in no way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n or functioning of this website, nor can it be liable for any damage arising from the use of this web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