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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니클:권력의_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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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니클:권력의_가면 [2015/10/1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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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니클:권력의_가면 [2017/06/29 11:17] (현재)
줄 1: 줄 1:
 +{{page>​wiki:​틀#​크로니클}}
  
 +====== 권력의 가면 ======
 +**Masks of Authority**
 +((초안 번역 출처 : http://​www.eve-kor.com/​chronicles/​246439))((초안 번역자 : anonymous))
 +
 +{{  https://​imgone.xyz/​p/​1453442258acfbff7.jpg}}
 +
 +칼다리 연방 초기부터 최고위원회(Chief Executive Panel)를 구성하는 8개 거대기업의 사설경비단들(corporate police forces)은 칼다리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이 8개의 용병집단을 합하면 수적으로는 칼다리 군대와도 맞먹는데다,​ 그들의 기량 또한 군대보다 출중하다. ​
 +이들은 무엇이고,​ 어떻게 운영되며,​ 어떻게 설립된 것일까? ​
 +
 +==== 필요, 그리고 창조 ====
 +
 +
 +칼다리와 갈렌테 간의 전쟁이 끝난 후 수년 뒤, 8개 거대기업의 대표들로 구성된 최고위원회(Chief Executive Panel)는 독립한 칼다리 연방의 통치에 차츰 적응해가고 있었는데,​ 어느 해 국가 예산 심의회의에서 국방예산의 증가 안건이 상정되었다. 이 시기에 칼라키오타(Kaalakiota) 기업과 슈쿠베스타(Sukuuvestaa) 기업은 국가 세입자 목록의 상위에서 경쟁하는 거목들이었는데,​ 두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이 국방예산 증액안을 두고 설전을 벌이게 되었다. ​
 +
 +시간이 흘렀지만 항상 전시를 대비해야 한다는 칼라키오타의 리더십은 거의 변하지 않아서, 그들은 국방예산의 증가를, 특히 기존 영토의 방위예산을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슈쿠베스타 측은 새로 영입된 행성들에 예산을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기존의 영토를 방위하는 것만큼이나 새로운 세입처를 확보하여 파이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회의석상에서 공식적으로 언급된 바는 없지만, 그 시기에 칼라키오타 측은 군수산업에 주력하고 있었고, 슈쿠베스타 측은 부동산 사업에 주력하고 있었다. ​
 +
 +두 라이벌 간의 의견 대립은 이내 한계를 넘어섰고,​ 단순한 설전에서 시작했던 갈등은 세력싸움으로 번져 나갔다. 이 꼴을 보다 못한 최고위원회의 나머지 위원들은 이 사안을 잠시 구석에 처박아두기로 표결했다. ​
 +
 +칼라키오타는 이 결정에 불만을 품었고, 회의 직후 “모든 칼라키오타 자산에 대한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자체적인 경비대를 설립하는 데 기업 내부예산을 대거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경비대는 정치세력이 두 지도자 간의 논쟁을 빗대어 말한 내용에서 인용하여 홈 가드(Home Guard)로 이름 지어졌다. 슈쿠베스타도 이에 즉각 대응하여 자체적인 군사집단을 조직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들은 칼라키오타에게 보란 듯이 이 조직의 이름을 “평화질서단(Peace and Order Unit)”이라 명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른 거대기업들도 앞 다투어 자체적인 경비대를 창설하기 시작했다. 채 1년도 되지 않아 최고위원회의 8개 거대기업은 모두 자체적인 경비대를 보유하거나 설립 계획을 내세우게 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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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막, 그리고 거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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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최고위원회의 최대 무력집단이라 불리는 8개의 사설경비대는 이런 시대적 상황 속에서 태어났다. 정치세력인 동시에 경찰세력인 이 집단들은,​ 모기업의 권력과 영향력, 스타일, 문화적인 요소들을 가장 직접적으로 외부에 표출하는 집단들이 되었다. 거대한 권력집단 간의 끊임없는 경쟁을 상업화하는 데 능숙한 칼다리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이렇게 수지맞는 장사거리를 놓칠 리 없었고, 그들은 이 사설경비대들을 거대기업들이 원하는 이미지대로 잘 포장해서 선전해주며 이익을 챙겼다. ​
 +
 +8개의 경비대는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며 , 각각 고유의 사업영역 내에서 세력을 키워 나갔다. CBD의 경비대인 스페이스레인 패트롤(Spacelane Patrol)은 우주의 변방지역을 으스대며 돌아다니면서 분쟁지역을 순찰하는 이미지로 널리 알려졌다. 반면에 라이다이 경비대(Lai Dai Protection Service)는 특히 극심한 외부의 압박 속에서도 복잡한 전략을 즉시즉시 수행하는 활기차고 멋진 전략가들이었다. 칼라키오타는 최초로, 그리고 가장 성공적으로 선전 전략을 도입한 기업이었다. 홈 가드는 칼다리 기업들뿐만이 아니라 4대 제국들 사이에서도 가장 유명한 문화적 아이콘으로 알려지고 있다. ​
 +
 +이 경비단들은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실과는 무관하게,​ 밝고 번쩍거리는 군대의 멋진 이미지만이 홀로그램 필름(holoreel) 등으로 포장되어 홍보되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들 간에 존재하는 대립구도에 대해서는 막연한 추측밖에 가질 수 없었다. 무뚝뚝하고 강압적인 이슈코네 와치(Ishukone Watch) 소속 장교로부터 심한 대접을 받은 자라면 한동안 숨어서 불평을 늘어놓거나 혼자말로 악담을 퍼붓겠지만,​ 집에 돌아가는 순간 이내 구리스타 첩자들을 찾아내고 근거지를 찾아내기 위해 역이용하는 이슈코네 와치의 뛰어난 기술과 교활함을 벌떡 일어서서 찬양하게 될 것이다. 이런 자들이 현실과 꾸며진 이미지를 구별해 내긴 쉽지 않다. 기껏해야 이러한 경비대와 그 모기업 간의 이미지를 연결 지어 상상할 따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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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점에서 보자면 누고에후비(Nugoeihuvi) 기업의 경비대인 인터널 시큐리티(Internal Security)의 경우는 꽤 아이러니컬하다. 기업의 주된 사업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경비대는 상스러운 언행과 잔혹한 행동으로 인해 칼다리 지하세계에서 굴러 나온 거칠고 좌충우돌하는 건달 같다는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계속 실패하고 있다. 칼다리 연방 내에서 정치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계속되는 악담에 시달리는 일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었지만,​ 어쨌거나 누고에후비의 경우는 그렇다. (사실 기록에 의하면 누고에후비의 군인들이 다른 기업들보다 더 야만적이거나 하진 않다. 대체적으로 술이나 마약을 약간 더 즐기는 취향이 있을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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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토, 그리고 단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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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이러한 경비대들의 일반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정책이, 경비대 내의 훌륭한 인재들이 그저 꼭두각시놀음이나 하도록 방치하는 건 아니다.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꼭두각시들도 존재한다.) 종합적으로 보면 이들은 현실적인 필요에 부응할 수 있는 정예화된 무력집단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런 목적으로 매년 경비대들은 비밀리에 모여 일련의 전투훈련나 생존훈련을 함께 실시하고 있다. 이것이 이른바 하도켄 대회(Haadoken Summit)로, 칼다리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연례행사이다. ​
 +
 +명목상 이 대회의 결과가 알려지기를 바라는 기업은 없었기에 이 행사는 철저한 비밀 속에 진행된다. 승부에 내기를 거는 행위 또한 엄중한 불법행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하세계에서 벌어지는 승부도박의 규모는 공식적으로 개최되는 국가 스포츠나 엔터테인먼트 이벤트를 훨씬 초과한다. 계속 강화되는 규제와 벌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승팀으로부터는 어떻게든 승부의 결과가 새어나오곤 했다. 그로 인해 홀로그램 필름이나 슬로건, 광고 등에서 내세우던 예측이 치열한 승부의 와중에서 영광스런 사실로 검증되기도,​ 또는 단순한 희망사항으로 판명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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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대회에서 사망했다고 주장한 자는 아무도 없지만, 매년 적어도 열 명 이상이 죽고 훨씬 더 많은 참가자들이 부상당한다는 건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사망자 가족에겐 훈련 중 사고로 사망했다는 형식적인 애도의 편지가 보내진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이 대회는 거대기업들의 기업가정신의 각축장이기도 하기 때문에 칼다리 정신을 고취하기에는 적격이었으며,​ 그 덕에 이 대회에서 겪어야 할 장애물과 전략들이 셀 수 없이 많은 홀로그램 필름이나 시리즈물로 만들어졌다. 최근 3회의 하도켄 대회의 승자는 현재 다른 경비대에 비해 훈련 강도나 전술이 탁월한 이슈코네 와치가 차지해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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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빵과 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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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집단들은 거대기업의 보안 유지업무 외에 보다 세속적인 일들도 수행한다. 끊임없이 영토의 변경지역을 순찰하며 해적이나 테러리스트를 습격하기도 하고, 기업 소유의 모든 함선, 아웃포스트,​ 스테이션,​ 달, 그리고 행성설비의 보안까지 책임진다. 그들은 기업의 세력권 내에서는 공식적인 경찰 업무까지 위임받고 있다. 물론 지방 경찰이 있을 경우에는 그들에게 우선권이 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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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은 종종 대행하는 경찰업무 때문에 비난받곤 한다. 퉁명스럽고 무관심한 행동이나 불필요한 폭력 행사, 늦장 대응(특히 시급하지 않거나 비폭력적인 범죄일 때) 등이 주된 비난의 대상이다. 이러한 행위에는 이유가 있는데, 다수의 서민들을 대할 수밖에 없는 경찰업무는 정예 군사력인 경비단에게는 저급의 임무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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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업무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우주 곳곳에서 몰려드는 여행자들로 북적거리는 우주 스테이션의 경찰업무이다. 이들은 각자 국적이나 소속된 집단에 따르는 개별적인 법적 권한을 소지한 채로 몰려드는데다가,​ 대부분 성질이 더럽고 조급하며 지저분하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주법에서는 스테이션의 임대 오피스나 상업지구를 정치적 성향에 따라 각각의 법과 규제로 다스려지는 구획으로 나누어 관할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스테이션에서의 경찰업무란 것은 태생적으로 관할권의 함정이나 출입금지를 표시하는 붉은색 테이프가 난무하는,​ 복잡하기 짝이 없는 일이 되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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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정말로 필요한 상황이 되면 경비대들은 명성에 걸맞게 빠르고 과단성 있게 대처해 왔다는 칭송을 받고 있다. 인질극이나 대규모 소동, 또는 대형 사고나 재해와 같이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는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경비대들은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해서 모든 역량을 발휘하여 사태를 해결해 나간다. 평소에는 그들의 불친절함이나 나태함, 그리고 권위적인 태도를 비판하던 사람들도,​ 정작 위기상황이 되면 그들이 꼭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매우 만족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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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철과 플라즈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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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대 간의 충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오해에서 비롯되어 기껏해야 경고사격 정도로 끝나는 작은 사건들로 마무리되곤 한다. 주목할 만한 예외적인 사건은 인갈레스(Ingalles) 사태라고 불리게 된 사건인데,​ 히아쇼다(Hyasyoda)의 경비대인 사설경찰대(Corporate Police Force, 주: 칼다리 미셔너라면 누구나 들어보셨을,​ 그 유명한 CPF가 이 경비대입니다.)가 호송하던 히아쇼다 호송대에 위르코미 평화군(Wiyrkomi Peace Corps) 소속 군인들이 발포한 사건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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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아쇼다 파견단은 이미 사전에 시타델의 한 위성 그림자 속에 위치한, 위르코미사 소속의 비밀연구용 스테이션에 입항허가를 얻어놨었다. 그들은 히아쇼다 그룹 소속인 산트라 합금(Santra Alloys)사의 재정담당 CEO를 호위하여,​ 위르코미 소속 고위 과학자와의 회담에 데려가는 중이었다. 모든 회담 절차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위르코미 평화유지군은 이 회담에 깊은 의심을 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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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호송단을 정선시키고는 강도 높은 심문을 강행했다. 잘못된 정보와 부족한 참을성의 결과로 그들은 결국 호송단을 공격하기에 이르렀고,​ 이 공격에서 네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위르코미 평화유지군은 몇 년 동안이나 추락한 명성에 시달려야만 했다. (오늘날까지도 위르코미 평화유지단은 사설경비단 사이에선 놀림감이 되고 있으며, 게다가 하도켄 대회에서도 늘 꼴찌를 맴돌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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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그리고 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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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시점에서 칼다리 연방의 신임 최고위원장인 타이버스 헤스가 이 사설경비단들을 어떻게 써먹을 생각인지는 분명치 않다. 하지만 갈렌테와의 갈등이 지금 이상으로 고조된다면 이 조직들을 장악해서 써먹으려 할 건 분명하다. 이 사설경비단들은 유능하고 최고의 장비를 갖춘 무력집단인데다 엄청난 일반 대중들의 지지도 받고 있기 때문에, 말처럼 쉽게 되지는 않겠지만. 게다가 이들의 지지자들과 모기업, 상인들 간의 얽히고설킨 복잡한 관계는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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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다리 프라임이 침공 받았을 때에는, 8개 사설경비대 모두 전술적 타격이나 민간인 호송 등의 다양한 작전에 자발적으로 참여했었다. 이 때 참여했던 부대들은 대부분 본대로 귀환했다. 일부는 전쟁의 잔학함에 치를 떨면서, 그리고 일부는 한껏 흥분하여 또다시 전투에 투입되길 고대하면서,​ 그들은 비통함과 장엄함으로 가득한 피폐해진 전선의 이야깃거리들을 품은 채 동료들에게 돌아갔다. 그들의 충성심이 어디로 향할지, 그리고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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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헤스가 침공을 개시할 때가 된다면, 최고위원회의 CEO들이 그들의 기업 선봉에 서서 이미지를 좌지우지하는 이 기수단들을 어떻게 써먹을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엄청난 군사력을 손에 넣게 된다면 단순히 총만 들고 있을 뿐인 일반 군인들보다 훨씬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크로니클/권력의_가면.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17/06/29 11:17 (외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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